School Church
(고교생이 자발적으로 꾸리는 학교 예배)
지난해 9월 김호영(18·수원고 2년)군은 학교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3명이서 시작한 소박한 예배는 1년 만에 30~40명이 동참하는 예배 모임으로 커졌다. 한 명의 학생이 쏘아올린
예배의 열정이 값진 열매를 맺은 것이다.
수원고 예배가 자리 잡는덴 김군의 노력과 기도를 빼놓을 수 없었다. 김군은 예배드릴 공간을
허락받기 위해 여러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하는가 하면 예배에 참석하는 친구들에게 나눠줄 간식을 사비로 마련했다. 김군의 활동을 접한 장하준(18)군은 예배팀에 합류한 데 이어 현재
예배 찬양팀으로 섬기고 있다.
예배는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드려진다. 예배 참석자 가운데 절반 가까운 15명은 아직 신앙이 없는 학생들이다. 김지호(18)군은 “간식 먹고 친구들이랑 편하게 얘기하자”는 친구의 제안으로 예배에 참석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신앙을 갖게 됐다. 그는 “예배에서 ‘기도’를 주제로 나눔을 했던 날이었다. 그날 밤 고민에 대해 기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기도한 뒤로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꼈고 그 후로 예배를
더욱 사모하게 됐다”고 전했다.
교내 예배는 비신자를 위한 복음전파가 되는 동시에 ‘가나안 신자’들이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맹재민(18)군은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교회를 떠나 살던 ‘탕자’였다. 친구의 학교 예배 권유를 줄곧 거절하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CCM ‘꽃들도’를
듣게 됐다. 그는 “찬양을 들으며 눈물이 정말 많이 났다. 신기한
경험이었다”면서 “그러던 중 사촌으로부터 교회 수련회에 가자는 연락을 받았고 그곳에서 회개하며 진정한 신앙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중·고등학교에 예배가 이어지고 있는 건 비단 수원고만의 얘기가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원고를 비롯해 일반고에서도 잇따라 주요 지역에 교내 예배 모임이 생기면서 학원복음화운동이 확산되는 기류다. 기존
신자 학생 외에 비신자 학생들이 동참하는 분위기도 눈길을 끈다.
경기도 이천 이현고는 올 초 학생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예배 모임이 생겼다. 학생들이 한
주의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는 방식으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 영흥도의 유일한 중·고등학교인 영흥중고등학교에도
비슷한 시기 예배 모임이 꾸려졌다. 10명 안팎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7명 정도는 비신자 학생이다.
29일 학원선교단체 더웨이브 학교기도불씨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도권 160여개, 부산 100여개, 대전 40여개 등 전국 500여 학교에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예배 모임이
활동 중이다.
2012년부터 학교 복음화 사역인 스쿨처치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나도움 목사는 “코로나 이후 침체했던 스쿨처치운동이 다시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팬데믹을 지나면서 이전 세대의 학교 복음화가 초기화됐고 이후 새로운 세대가 이끄는 예배가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국민일보 https://m.kmib.co.kr/view.asp?arcid=1724919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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