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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도 잘하는 것이다. | 최철광 | 2023-06-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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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도 잘하는 것이다. 요즘에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도 잘 하는 것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진다. 월요일 저녁 달라스 신대원 동문들의 모임이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수원의 동문이 항상 섬기면서 호스트를 하는데, 이번에는 시흥에서 후배 목사님이 초청을 하여 그곳에서
모임을 갖게 되었다. 식사를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이야기 한 후, 나눔을 하면서 끝을 마쳤다. 여러 동기들이 사역의 어려움, 감사제목들을
나누었다. 나는 요즘 무협 만화에 심취해 있는 것 같다면서 더 많은 시간을 성경 읽고 기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마음이 답답하다 라고 나의 이야기를 하니, 가끔
목사들도 자기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답이 될 수 있다는 격려를 해 주었다. 그러면서 내가 왜 무협 만화에 심취해 있는지를 내 나름대로 생각해보니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았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쉼이 없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학교, 수요일
오후에 교회에 와서 주일까지 사역하고, 다시 월요일 새벽기도 후 학교로 가는 삶이 나의 삶이다. 이 생활을 10년 이상을 하다 보니 삶이 무기력
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다 열매는 별로 없다. 열매
하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보이는 열매이다. 교회로 보면
영혼이 교회에 들어와 수적으로 성장하는 것이요. 침례 받는 성도가 많아지는 것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곳 하나 변변치
않다. 보이지 않은 스트레스가 조금씩 쌓여 탈출구를 찾고 있었는데, 그것이
무협만화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무협지를 많이 보았고, 만화를
많이 보았던 것도 그 영향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협만화를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 시간에 말씀 조금 더 보고, 기도 조금 더 하면서 주님과 교제하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의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도피처를 찾았는데, 그 도피처가 또 다른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격이 된 것이다. 현상 유지만 해도 잘 하는 것이라는 위안을 듣고 나도 그렇게 말하지만, 그것이 결코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우리 성도들, 목자 목녀들, 사역자들도 나와 같은 스트레스 속에 살 것이다. 보이는 열매가 없는 담보상태에 있다 보니, 목사는 잘하고 있다고 격려하며 현상 유지만 해도 잘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본인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그것이 나처럼 무협 만화라는 도피처를 찾는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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