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전물과 흙탕물 | 최철광 | 2024-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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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전물과 흙탕물
사랑하면 고통도 배가 된다. 동서로 교회는 많은 고통과 아픔을 겪은 교회이다.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에 그 사랑에 때문에 성도들은 더욱 더 아파해야 했고, 고통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처음 동서로 교회에 왔을 때, 나는 목회 방향을 회복으로 정했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과 이웃과의 관계 회복에 초점을 두고 목회를 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때, 이웃과의 관계가 회복이 되기 때문에, 관계의 회복에 초점을 두고 말씀이나 사역을 했다.
담임목회 13년째를 맞이하면서 관계 회복을 통하여 성도들의 아픔과 고통이 어느 정도 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 사실을 교회 50주년을 맞이하여 선언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24년 1월 1일 신년예배를 맞이하여 그 동안 용서하지 못했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한 폐쇄적인 신앙생활을 해 온 것을 온 교회가 함께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50주년 기념 예배를 통하여 그 사실은 대내외적으로 공포하기를 원했다. 그 일환으로 과거 우리 교회를 함께 섬겼던 (길게든 짧게든) 형제자매들을 초청하여 함께 홈커밍 예배를 드리면서 과거 즐거웠던 추억은 회상하며, 아픔은 잊고, 새로운 50주년을 위해 전진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성도들의 아픔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침전물이 되어 가라앉아 있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흙탕물도 앙금이 가라앉으면 맑은 물이 된다. 그런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침전물을 휘저으면 맑은 물이 다시 흙탕물이 되고 만다. 50주년이라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휘저으니 교회는 온통 아픔과 고통으로 술렁거리고 있었다.
그것이 동서로 교회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50주년을 준비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성도들의 내면에는 여전히 상처투성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인이 자신의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서 성을 쌓았듯, 성도들도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성을 쌓고 있었다. 성을 쌓고 있는 한 결코 상처는 낫지 않는다. 침전물과 상처는 가만히 두면 다시 흙탕물이 되고 다시 도진다. 셋이 아들의 이름을 에노스라 부를 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예배를 하기 시작하듯이, 성도들의 상처와 침전물을 하나님께 내려 놓고 주님의 도움을 구할 때 비로소 제거가 된다. 성처를 보호하기 위해 성을 쌓기 보다 하나님 앞에 내어 놓는 교회가 되면 어떨까? 이번 50주년이 하나님의 도움심을 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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