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사회 만들기 | 최철광 | 2024-03-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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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사회
만들기
2019년 정순자(85) 할머니는 여느 날처럼 폐지를 줍기 위해 꼭두새벽인 오전 3시 길거리로 나섰다. 수 시간 동 안 땀 흘려 모은 폐지는 1㎏당 50원. 최저시급도 안 되는 하루 삯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들었다. 그때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대표 기우진)가 손을 내밀었다. 폐지를 시세보다 6배 넘는 값에 사 갔다. 그렇 게 러블리페이퍼와 만난 정 할머니는 이 기업에 정식 취업했다. 어느덧 6년차 직장인이 된 정 할머니는 “하루 하루 설렌다”며 반색했다.
“폐지 줍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어쩌겠어요. 살려고 했던 건데요. 근데 이제는 러블리페이퍼를 만나 편하게 앉 아서 일할 수 있고 번 돈으로 교회에 헌금도 할 수 있으니 너무너무 행복해요.” 정 할머니가 북받친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정 할머니의 형편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보건복지부가 처음으로 발표한 ‘2023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폐지를 줍는 노인의 연령은 평균 76세이다. 이들은 폐지를 수집하는 데 하루 평균 5.4시간 을 보내고 있으며 일주일 중 6일을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꼬박 모은 폐지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월평 균 15만9000원, 시급 1226원으로 최저임금의 13% 수준이다. 복지부는 이처럼 노년을 이어가는 이들이 4만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폐지 수집을 하는 이유는 뭘까. 약 55%가 ‘생활비 마련’이라고 답했다.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는 ‘경제적 지원’(85.3%)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이 같은 노인을 위한 기독교계의 역할도 주목된다. 폐지 수집 노인이었던 정 할머니를
품은 러블리페이퍼 사례가 대표적이다. 러블리페이퍼는 노인들이 주운 폐지를 기존 시세 6배인 1㎏당 300원에
사들여 재활용 캔버스를 만든다. 캔버스에 자원봉사 예술가들의 그림이나 캘리그래피를 덧입혀 실내 장식
소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작품을 팔아 번 돈은 다시 노인들이 주워온 폐지를 사거나 노인 일자리를 새로
마련하는 데 투자한다. 그렇게 11년이 흘렀다. 가난한 사람, 약자들, 특히 “노인빈곤 문제에 놓인 분들을 돕는 것은 기독교인의 당연한 의무”라는 기대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회가 기독교인 기업이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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